드디어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종주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워낙 장거리 산행이라 도중에 포기하게 될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서 막상 시도를 못하고 있다가 이번 산불방지기간이 풀리고 나서 바로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종주 가면 먹으려고 샀던 포카리 스웨트 분말과 병. 작년에 샀었는데 써보지도 못하고 1년을 묵혀두었다가 이번에 새로 분말 사서 종주 때 먹으려고 꺼냈습니다.
그외에 필요한 물품들 꼼꼼하게 챙겨서 백무동으로 출발.
입산이 시작되는 3시에 출발을 하기 위해서 집에서 밤 12시에 출발했습니다.
짐 챙기고 간단히 몸 풀어주고 출발
새벽 3시인지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을 걸었기에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이 없습니다.
그렇게 걷고 걸어서 장터목대피소를 지나 천왕봉으로 올라갑니다.
날씨가 흐려서 해는 보이지도 않고 평일 이른 아침이라 등산객도 없어서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는 오직 혼자서 있는 상황.
혼자이기에 셀카로 인증하고 내려가려는데 마침 한 분 올라오셔서 부탁드려서 한 컷 건졌네요.
아침을 먹고 가려고 장터목대피소에 들렀습니다.
이번 산행의 메뉴는 똥글님표 특제 스팸김밥. 그리고 드디어 개시를 하는 포카리스웨트 전용 용기와 분말까지
총 두 줄 싸가지고 왔는데 하나만 먹고 하나는 이따가 점심으로 먹으려고 아껴뒀습니다. 맛있어서 다 먹어치우고 싶었지만 많이 먹는 건 아무래도 좋지 않을 거 같아서 참았네요
대신 중간중간에 먹어주려고 트윅스 챙겨왔는데...
많이 필요 있겠나 싶어서 4개만 들고 왔는데...
완전 잘못된 생각이었네요.
지리산 종주는 중간에 식수가 많기에 물은 걱정 안 해도 되지만 행동식은 꼭 넉넉히 챙기시길 추천드립니다. 어지간한 장거리 산행 10시간에도 초콜렛 같은 거 잘 안먹었는데 종주는 역시나 다른 영역이니 준비하실 분들 밥도 밥이지만 초콜렛이나 사탕 같은거 꼭 넉넉히 챙기셔야 합니다.
그렇게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종주능선을 타고 갑니다.
지리산 주능선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연하선경도 지나고
세석대피소도 통과합니다. 앞전 백무동 한신계곡 코스로 왔을 때 세석대피소까지는 와봤지만 이제부터는 처음 가보는 종주능선입니다.
그리고 각 대피소에서 산행 제한 시간이 있으니 꼭 잘 알아보고 늦지 않게 통과하셔야 합니다! 중요합니다!
세석대피소에서 벽소령대피소 가는 길이 굉장히 멀고 지루합니다. 도중에 만난 선비샘.
영상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와보니 기분이 새롭더군요. 물맛도 아주 좋았습니다.
정말 멀게만 느껴지던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해서 고프로 배터리도 교체하고 잠시 쉬면서 재정비 후 출발.
역시나 산행제한 시간이 있으니 잘 확인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벽소령에서 노고단 방면으로 15시까지 입니다.
그렇게 연하천대피소로 가고 있는데 발견한 산행 제한 시간.
벽소령에서 15시라서 연하천은 최소 16시는 될 줄 알았는데...
이리되면 완전 나가리인데... 이때부터 미친 듯이 뛰었습니다.
이미 오후 2시가 넘었지만 따로 막지는 않더군요. 알아보니 벽소령에서는 칼같이 지키지만 연하천에서는 그렇게 타이트하게 제한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토끼봉으로 가는 죽음의 계단...
보통 종주는 성삼재에서 시작하는데 거꾸로 하게 되면 여기 계단이 정말 힘들다고 하던데? 아주 몸으로 제대로 느꼈습니다.
이래서 성백종주(성삼재 출발 백무동 하산)을 많이 하지 역종주 백성종주는 안 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TT 진심 힘들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전북, 전남, 경남 3개의 도가 만나는 곳인 삼도봉도 지나고
갈증에 허덕이던 찰나 임걸령 샘에 도착했습니다.
벽소령에는 가뭄으로 식수가 나오지 않고 세석대피소에도 식수가 있지만 늦어서 뛰는 관계로 식수 보충을 못해서 목이 많이 마른 상황이었기에 진심 꿀맛 같은 물을 마셨었네요
분명 다 와가는 거 같은데? 가도 가도 거리가 줄지 않는 느낌! 이거 잘못된 거 아닌가!!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아주 정확한 거리더군요(삼성헬스어플기준)
그렇게 가도 가도 보이지 않던 노고단 고개에 도착.
늦게 도착해서인지 사람 한 명도 없고 국공직원들도 다 퇴근한 거 같더군요
내려가는 길에 콜택시 사장님께 전화드리고 성삼재까지 뛰다시피 해서 도착.
원래 계획이 15시간이었는데 16시간이나 걸려버렸습니다.
물론 첫 지리산 종주라서 도중 포기하지 않고 완주만 한 것도 잘했지만 너무 오래 걸려서 아쉬움이 쫌 많이 남았네요.
평소 전투적으로 산행을 하는 편이지만 이번은 처음 하는 장거리 종주라서 일찍 퍼지지 않으려고 설렁설렁 걸었던 게 실수였습니다.
체력이 좋든 아니든 장거리 산행에서는 페이스 조절이 아주 중요합니다. 보통 무리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너무 체력을 아껴서 늦어진 케이스입니다.
그렇다고 무리해서는 안되며 그냥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될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아서 하산이 힘들기에 해발 고도가 높은 성삼재에서 종주를 마치면 좀 더 괜찮을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초반 낮은 곳에서 출발하니 오르는데 힘을 빼고 시작을 하니깐 종주능선이 더 힘들었던 거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성삼재에서 출발하는 경로를 하려고 합니다. 종주 후에 만신창이가 된 다리가 이제 좀 회복이 될랑말랑 하고 있는데 벌써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게 바로 지리산 종주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로 대피소 운영을 안 하기에 무박 당일 종주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다음번에 가을 정도? 한번 더 성백종주로 진행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콜택시는 백무동에서 펜션 하시는 사장님 차량 이용했습니다. 아주 친절하시고 좋은 분이셨습니다. 성삼재 또는 백무동 이용 시 본인 차량은 펜션에 주차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광고는 아니며 백성종주 또는 성백종주 하실 분들은 참고하시라고 명함 남겨드립니다. 성상재-백무동 택시비용은 45,000원이며 예약은 전화로 미리 하시면 됩니다.
이번 포스팅도 유튜브에 먼저 업로드해뒀으니 영상으로 보시면 좀 더 편하고 상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잘 보셨다면 구독, 좋아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백성종주 또는 성백종주 준비하시는 분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유튜브나 블로그에 댓글로 질문 남겨주시면 정성껏 답변드리겠습니다.
이상 무박 지리산 종주 처음으로 도전해서 겨우 성공한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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